“병풍은 더 이상 없다" 김민성, 무대 뒤에서 중앙으로

PHYSIQUE NEWS2026년 2월 3일
“병풍은 더 이상 없다" 김민성, 무대 뒤에서 중앙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 김민성은 늘 같은 생각을 했다. ‘이번에도 병풍이면 어떡하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실망을 드리면 어떡하지.’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건 다이어트도, 훈련도 아니었다.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다르다. 트로피를 들고, 다음 목표를 말하는 선수다. 김민성의 보디빌딩은 그렇게 ‘뒤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다. 173cm에 50kg. 2022년, 스물한 살의 김민성은 군 입대와 함께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첫 훈련소 체력측정 결과는 전 종목 불합격. 푸시업도, 윗몸일으키기도 기준을 넘지 못했다. 왜소한 체형은 오랜 콤플렉스였고, 결과는 자존심까지 무너뜨렸다. 그날 이후 그는 마음먹었다. ‘몸을 바꾸지 않으면 인생도 안 바뀐다.’ 군대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무작정 벌크업을 시작했다. 게이너를 마시고, 식단 지식도 없이 닭가슴살과 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밥 150g, 저염 닭가슴살, 김치 세 조각. 전자저울이 없어 다 먹은 햇반 용기를 들고 다니며 양을 재던 시절. 그렇게 3개월을 버티며 첫 바디프로필을 완성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도전이었겠지만, 그에겐 인생 첫 ‘변화’였다. 전역 후 그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사진을 찍어봤으니, 이번엔 무대에 서보자.” 하지만 첫 대회 준비는 서툴렀다. 탄수화물과 칼로리를 과도하게 줄인 극단적인 다이어트. 근육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녹아내렸다. 결과는 입상 실패. 무대 한켠에서 존재감 없이 서 있던 ‘병풍’. 포징 팬티만 입고 아무 성적 없이 내려오는 순간, 부모님과 여자친구 얼굴이 떠올랐다. “너무 미안해서 울고 싶었습니다.” 그날의 패배는 오래 남았다. 그러나 포기 대신 그는 다시 준비를 택했다. 2025년, 두 번째 도전. 이번에는 달랐다. 간절함이 모든 걸 바꿨다. 퍼블릭 트레이너로 일하며 하루 평균 수업 6~7개, 3개월 동안 180회가 넘는 수업을 소화했다. 피곤함은 일상이었지만, 식단과 운동을 단 하루도 놓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단순했다. ‘트로피는 여자친구 손에, 메달은 부모님 목에.’ 그 한 문장이 매일의 동력이 됐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가 따라왔다. Monsterzym regional 노비스 1위, 트루노비스 3위. NPCA 청주 노비스 3위. 처음으로 이름이 불리고, 메달이 걸리고, 트로피를 들었다. 무대 아래에서 기다리던 여자친구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아버지 목에 직접 메달을 걸어드리던 순간. 그는 처음으로 ‘해냈다’는 감정을 느꼈다. 병풍이 아닌, 주인공이었다. 이제 김민성은 더 이상 조급하지 않다. 스스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비시즌을 보내며 체계적으로 몸을 키우고 있다. 단순한 입상이 아니라, 프로 무대를 목표로. 그의 다음 선언은 분명하다. “2029년 상반기 오버롤 2번, NPCA 프로카드는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말이 아닌 준비로 증명하겠다는 다짐이다. 체력검정 전부 불합격에서 시작한 청년. 첫 대회 병풍. 그리고 트로피를 든 선수. 김민성의 이야기는 특별한 재능이 아닌, 끝까지 버틴 시간의 기록이다. 무대 중앙은 처음부터 강한 사람의 자리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라온 사람의 자리다. 다음 시즌, 그가 서 있을 위치는 더 이상 뒤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날, 김민성이라는 이름은 ‘도전자’가 아니라 ‘프로’로 불릴 준비를 하고 있다.